(취재수첩) 원정 건강검진 이젠 그만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한울원전)는 매년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양질의 종합건강검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울원전은 북면, 죽변면, 울진읍 등 3개 읍·면에 500명씩 총 1천500명에게서 신청을 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항목 외에도 추가로 각종 암 등의 검진을 포함시켜 개인당 45만원씩 총 6억7천500만원의 종합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대다수 검진 대상 주민들은 울진군이 직영하는 울진군의료원을 두고 강릉아산병원이나 포항성모병원을 선호하고 있어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울진군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인원은 전체 1천500명 중 각각 381명, 280명에 그쳤으며 나머지 인원은 강릉과 포항 등의 병원을 찾았다.
이는 2013년 한울원전이 죽변면발전협의회가 외지 종합병원 검진을 요구하자 울진군의료원, 포항성모병원, 강릉아산병원 3개 병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한 데 따른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울진에 있다. 그런데 울진 주민의 건강검진이 강릉이나 포항에서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다. 울진군의료원이 암 등의 추가 검진을 못한다면 몰라도 할 수 있는데도 외지병원을 찾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제 울진군과 한울원전은 2016년부터 실시될 종합건강검진에 새로운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건강검진은 말 그대로 치료가 아닌 검진이다. 울진군의료원에 따르면 종합검진 시에는 경북대병원 의료진이 과목별로 초청되면서 암 등의 추가 검진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특히 울진군의료원은 신한울원전 관련 8개 대안사업비 2천800억원 중 의료원에 투입될 사업비만도 510억원이 책정돼 앞으로 종합병원에 버금가는 선진병원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울진군의료원은 올해 내시경실 및 건강검진센터, 채혈실 등의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신 의료장비 도입으로 골다공증검사, 초음파검사, CT검사 장비 등이 활용되면서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울진군의료원 발전을 위해서라도 군민들은 건강검진이나 치료 가능한 진료 등에 있어서는 스스로 울진군의료원을 이용해야 한다. 올해 강릉아산병원에 소요된 건강검진비만도 5억2천여만원이다.
지역주민 박모씨(63·울진읍)는 “그나마 교통 및 병원 오지지역인 울진에 대도시 종합병원에 버금가는 의료원이 있어 다행”이라며 “건강검진 등은 울진군의료원에서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울진군의 적극적 역할도 요구된다. 군이 앞장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한울원자력본부와 협의해 건강검진만큼은 울진 군민의 건강 지킴이인 울진군의료원으로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울진군의료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울원전이 지원하는 막대한 검진비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울진군은 선진 의료원 도약을, 한울원전은 지역과 상생발전한다는 기치를 실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의 종합건강검진 지원 개선책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김중엽기자 <2사회부/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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